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99_literature

마지막 통화

by 99_shimshim 2025. 3. 31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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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지막 통화

심현구

정전기가 묻어나오는 아픈 목소리로

너는 나를 내친다

따끔한 충격이 전선을 끊었다가 잇는다

너는 대답이 없다

 

너는 얼굴을 마주하고 있지도 않으면서

네 얼굴 보기 싫다는 말로

내 귀를 물 속에 가둔다

먹먹해진 귀를 주무르며 되물어도

이젠 잘 들리지도 않는 아픈 목소리

 

전화선을 타고 온 전류가

약속을 깨고 나를 공격할 때

댐은 무너져버린다

처음의 그 분명했던 짜릿함은 어디가고

사나운 우레만 남아

눈과 귀를 벌한다

 

삐-소리가 멈출 땐

어릴 적 그토록 두려웠던 음성사서함은 이미 잊혀졌고

여느 때처럼 흐르는 안내음성은

너의 마지막 목소리로 둔갑하여

수신자 없는 울음소리만 남기려나

 

20220606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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